기말고사를 본다고
시험 전날 학교 휴교.
?????
그런다니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그것 참 요상한 나라다!! 속으로 투덜투덜.
우리 아들놈 쉬는 날이면 으례 그렇듯이 해가 중천을 넘도록 푸욱 주무시고(?)
"야. 너 좀 너무하지 않냐?" 소리에 무겁게 무겁게 삐그적~! 일어난 게 점심참을 지나..
어째 닮지 말라는 올빼미 행색만 나한테서 그리 똑 닮냐 그래... 쩝쩝!
틀림없이 밤 잠 제대로 안자고 앉아있을 터.
아니나 다를까 두 과목 시험 보고 점심참도 되기 전에 돌아온 아들놈.
"어쨌어? 잘 봤어?"
"잠 와서 글씨가 안보였어. 꽝쳤어."
"뭐셔? 엊저녁 날 샜어?"
"응"
오메오메! 이런! 환장할!!
.......할 말 없음..... 말이 없다기 보다 어이가 없음.
날 샜다고 양양한 아들 점심도 안 먹고 줄창 주무셨다(으이그!) 장장 다섯 시간.
시험 첫날이었으니 앞으로 남은 날은 나흘.
새벽까지 앉았다가 낮에 줄창 자고... 끝날 때까지 똑같더니만
시험 끝난 오늘은 일어난 시간 밤 10시.
그냥 계속 자버리지 뭐하러 일어는 나냐...하옇든 저녁 먹어라. 하는데
울랄라! 오늘 학원 가는 날 아녔어???!
우루루 쫒아들어가니 꿈벅꿈벅!!! 역시나 고놈의 잠이 웬수.
식탁 앞으로 호출.
너 좀 심하다. 니 생각은 어쩌냐?... 종알종알 구시렁구시렁 투덜투덜 야단법썩!...
혹시 내가 아들놈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잘못 키웠을까? 갈등.. 내코가 석자.
덜 채워줬어야할 걸, 스스로 채우게 했어야 할 걸.
뭐든 맡겼어야 할 걸... 스스로 책임지게 했어야 할 걸..
이 녀석 펑펑 운다. 스물이 다 된 놈이... 아이고메!
밥도 못먹고 만다.
이 크다 만 아들놈을 어째야 할꼬?
착하고 따뜻하지만 여려터진 놈. 이놈을 대체 어떻게 세상밖으로 나가게 할꼬?
심난! 심난!
어쩌면 좋대 그래.
.....................................................................................................
이 녀석 무지 잘 아프고 몇 번 고비도 넘겼다
뱃속에서부터 고랑고랑하더니만 교통 사고 두 번.
입 짧고 병치레 잦고 여려터진..
그래서 늘 맘이 안놓이는 정도를 넘어 덜컥덜컥 심장병 생길 지경.
그러니 노심초사 안달이었던 것도 사실.
생각해보면 그저 사지 멀쩡하게 살아있어준 것만도 참 고마워야 할 판인데...
늘상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더러 부려지는 욕심
해서
이렇게 따뜻하고 착하고 정스러운 애를 울린다.
녀석도 남의 나라 와서 받는 스트레스가 클텐데.. 딴엔 용을 쓰는 중일텐데..
아들아
씩씩해라.
야먕 같은 것, 없어도 좋다
그저 나눌 줄 알고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이면 족하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 책임이 첫 걸음이니 스스로에게 철저할 것!!.
바라면서도
아이고 어쩔꼬! 조것이 조렇게 물러터져서 험한 세상 꼴을 어찌 겪을꼬?
어쩔 수 없는 한 숨. 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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