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골방

튀어라 콩깍지 2005. 8. 30. 11:36

골방 치우고

교자상을 책상 삼고

그 아래

카펫 대신 침낭 깔아두니

삼삼한 야전용 공간(?) 생겼어 

 

골방을 절반이나 차지하던 옷걸이 따위를

캡슐로 만들수 없으니

당연 안방행!!

안방이 골방되고

골방이 작업장으로 거듭나는 것도

이를테면 역사야.

먼저 된 자 나중되고

나중된 자 먼저 된다잖아?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갈까 하니

없는 것도 많다.

캔버스, 목탄... 조명도 어둡고..

말라붙은 파레트 정리만도 좋히 하루는 걸리겠어

 

파레트라...

따져보니 저 파레트

74년부터...물경 30년... 우와! 폭삭 망구네!!!

 

어려서 본

증조모님 대나무 살강처럼

반질반질 빨간 윤기 흘러

상처도 입고

등이 거꾸로 휘어서

다소 방자해뵈긴 해도..

 

뚜껑이 동강 나긴 했어도

잘 맞추어 끼우면

아직 파레트 문 채 벗겨지지 않을만큼

우직한 박스도 파레트랑 같이 샀었지

내 기억에 거금 1만 원. 합해서.

 

알루미늄, 나무, 가죽...

이후로 새 박스와 새 파레트를 여럿 구했지만

심지어 일회용 종이 파레트까지..

첩년들처럼 거만하고 새초롬해서

여영 정내미가 안붙더라

 

깨지고 무겁고 손잡이는 아예 쪼개졌고 뚜껑도 깨진

박스 겉뚜껑에 끼워둔

저 너덜거리는 파레트래야

숨이 골라져

 

성질도 참.

 

몇가지 장부터 볼래

메디움이랑 ... 맙소사! 이름도 생각 안나.

하여간 작정하고 나간다.

휘리릭~!

 

 

 

 




신영옥(Sop.) -동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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