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 치우고
교자상을 책상 삼고
그 아래
카펫 대신 침낭 깔아두니
삼삼한 야전용 공간(?) 생겼어
골방을 절반이나 차지하던 옷걸이 따위를
캡슐로 만들수 없으니
당연 안방행!!
안방이 골방되고
골방이 작업장으로 거듭나는 것도
이를테면 역사야.
먼저 된 자 나중되고
나중된 자 먼저 된다잖아?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갈까 하니
없는 것도 많다.
캔버스, 목탄... 조명도 어둡고..
말라붙은 파레트 정리만도 좋히 하루는 걸리겠어
파레트라...
따져보니 저 파레트
74년부터...물경 30년... 우와! 폭삭 망구네!!!
어려서 본
증조모님 대나무 살강처럼
반질반질 빨간 윤기 흘러
상처도 입고
등이 거꾸로 휘어서
다소 방자해뵈긴 해도..
뚜껑이 동강 나긴 했어도
잘 맞추어 끼우면
아직 파레트 문 채 벗겨지지 않을만큼
우직한 박스도 파레트랑 같이 샀었지
내 기억에 거금 1만 원. 합해서.
알루미늄, 나무, 가죽...
이후로 새 박스와 새 파레트를 여럿 구했지만
심지어 일회용 종이 파레트까지..
첩년들처럼 거만하고 새초롬해서
여영 정내미가 안붙더라
깨지고 무겁고 손잡이는 아예 쪼개졌고 뚜껑도 깨진
박스 겉뚜껑에 끼워둔
저 너덜거리는 파레트래야
숨이 골라져
성질도 참.
몇가지 장부터 볼래
메디움이랑 ... 맙소사! 이름도 생각 안나.
하여간 작정하고 나간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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