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연 중 9일만 개방하는 사가현 九年庵

튀어라 콩깍지 2005. 11. 23. 23:07

실인즉

진즉 나갔을 터

오늘 일정이 아니었다면...

 

사가현에 있는 구년암(九年庵)

 

일년 중 9일만 개방한다는 곳.

오늘이 마지막 개방일.

그리고 오늘은 뭔 날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일본 공휴일...ㅋㅋㅋ

 

선약이 되었던 모양.

허걱!

약속을 깨뜨릴 군번도 못되는 어르신들...

 

해서

일찍 챙겨 나선 길.

어딜 가는 지 행선지도 모른 채...

 

 

 

구년암 뽀짝 앞에 우동, 소바집.

계곡 위에 걸쳐 지은, 유리창 넓은 집.

계절이 쏴아쏴... 옆구리로 흐르는 소리 그대로 들리는..

나직하고 따뜻하고 포근한...

내가 원하는.. 그런 집.

이름이 <백년암>

 

 

백년암 창 밖으로 투명한 풍경.

돌돌돌 발가락 아래로 흘러지나고..

 

 

한 여름 빛으로 아직 창창한 녹빛 사이로

가는 가을을 주장하는 단풍이 점.점.점...

여러 점.

 

 

백년암 입구 돌확.

그 안에 연잎 뜨 듯 사장카(동백꽃 일종) 한송이

 

 

 

연자 방아 맷돌에 놓인 가을 소품.

낙엽 몇 점.

붉은 명자 열매... 좋구랴

 

 

정월 초하루도 아닌데

바라는 소원들이 이리 많은지...

그득한 꽃으로 무리진 소망 종이들..

 

 

여기도..

무슨 바램들일까?

 

 

구년암 안에 있는 별장은

9년 동안 지어서 완성했다는데

전통 정원 양식으로 이름난 곳.

안들어간 건 아닌데

두 줄로 조로록 서서

정해진 통로로만 밀려가다보니

도저히 사진 한 장 찍을 수 없었음.

게다가 올라가는 길이 울퉁불퉁 돌 길

한적하게 위도 올려보고, 뒤도 돌아보며

"이야!! 단풍 봐라!!"... 어림도 없는 소리

안 넘어지려고 발부리만 열심히 딜다보면서

밀려가다 보니

뒷문 밖에 나와있더라.

"뭐 봤냐? 거기 단풍이 소문처럼 좋드나??"                       

                                         -"내 앞 발부리에 찍히는 돌맹이만 원없이 봤어" 

 

 

구년암 별장 위쪽 신사 뒷마당에 있던

원숭이 석상

 

고초당초 매운 시집살이

눈 감고 삼년,

입 닫고 삼년,

귀 막고 삼년..이랬는데

고것이 워찌 여기에???

 

 

 

원숭이 석상 옆 안내문

이 산엔 원숭이들이 많이 살고

원숭이는 산왕(산신령)의 전령이란다..

뭐 그런..

그러니까 말하자면

원숭이 효험이 똑 부러지는 이 신사 나뭇가지에

소원 비는 종이를 접어 달아놓으면

교통이 안전하고, 애 잘낳고, 운이 트이고...

그래서 참배객이 많다는 말..

 

(투덜투덜!-장삿속은 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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