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양념통 하나

튀어라 콩깍지 2006. 1. 8. 15:06

네모난 몸통에 나무결이 드러난 나무 뚜껑을 단

삼형제 양념통을 산다.

뚜껑과 같은 나뭇결이 돋보이는 길쭉 네모 모양 집에 나란히 들어있는...

 

윗 판에 작은 병 따위 올려도 될 성 싶고

다른 칠을 하지 않은 나무 빛깔과 무늬 없는 흰색 깔끔함이 맘에 들어서.

 

값을 치루니 두 여자가 들러붙어서

속 포장 뜯고 일일이 제품 검사를 한다

일본 사람들은 그래서 정확한가 모르지만

무엇을 사더라도 꼭 속포장까지 뜯어서는 제품에 하자 없다는 걸 확인시킨 다음에야 다시 포장한다.

 

"아라!! 마!! 도시요오~! (어머나! 어떻게 해??)"

낮은 비명

나무 상자에 붙은 모양내기 알루미늄 조각이 하나 떨어져 나온 것.

나 보기엔 그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하나 더 떨어져도 그만 다 떨어져도 그만. 싶은 걸.

두 여자가 아주 허얘져서 허둥거린다.

 

"괜찮아요. 집에 가서 제가 붙일테니 그냥 넣어주세요"

아무리 괜찮다 해도 지배인까지 불러와서는

이쪽 구석에서 쑥덕. 저쪽 몰려가서 쑥덕

난리들이다.

알아서 하겠다는 나를 아랑곳 않고 줄창 기다리게 하는 게 더 미안할 성 싶구만은...

한참 만에야 돌아와서

대신 10% 할인 해준단다.

"아니 눨 그까짖 거 갖고... 고맙습니다"

하면서도 '표도 안나구만...' 할금 살펴본다

하여간에 그렇다. 일본인들은.

 

들고와서 강력 접착제 발라 제자리에 야무지게 이빨 물려놓고

앉으니

그래도 일 처리는 그래야 한다는 반성.

대충, 대강, 속 편히 그냥... 따위의 얼렁뚱땅 생각이 온갖 부실로 연결될 거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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