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이와사키 치히로

튀어라 콩깍지 2006. 2. 5. 20:18

그림책에 사용된 그림은

해맑은 표정의 귀여운 얼굴들이지만

처음

이와사키 치히로의 분노한 아이들, 슬픈 아이들, 그래서 눈물 그렁한 아이들의

이지러진 그림은 내게 충격이었다

여전히 치히로 특유의 곱고 동글한 애 얼굴에

그처럼 깊은 상처와 말없는 분노, 절망을 넘은 듯한 표현이 가능한 건지.

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 이유도 모른 채..

누가 가해자인지 누가 피해자인지를 가려낼 능력도 없는 아이들이

죽어간 현실과

일본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전쟁에 대한 작가의 갈등이

그런 아이들의 표정으로 그려졌을 터.

 

부러 검색하여 여기저기 자료를 찾았는데

일그러진 아이들의 표정은 없다.

 

다시 보고싶은데...

 

 

이와사키 치히로는 여교사와 건축기사의 3자매 중 장녀로 태어나 도쿄에서 유복하게 성장했습니다. 그림은 도쿄여대 교수로부터 데생을 배웠죠. 스무살에 데릴사위를 얻어 결혼식을 올렸으나 아무리 해도 상대를 사랑할 수 없었고, 마음 약한 남편의 자살로 1년도 못되어 결혼생활이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당시 일본의 침략전쟁의 실태를 알고는 가해자의 입장이었다는 죄의식에 괴로워 하였습니다. 이 두가지 사건, 즉 상대를 깊이 상처입혔다는 것, 자신의 혜택받은 생활 뒤엔 많은 타국민의 괴로움이 있었다는 자각을 계기로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까지의 인생과 결별하여 괴로움과 슬픔 모두를 받아들이는 삶을 결심하게 됩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은 이와사키 치히로는 자력으로 산다는 기쁨을 지닌 채 낮에는 인민신문의 기자를 하면서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처음 그린 안테르센의 <어머니 이야기>가 문부대신상을 수상합니다. 후예 공산당 국회의원이 된 인권변호사와 결혼, 인권운동을 하는 남편을 대신하여 평생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그의 그림이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받는 이유는, 단지 언뜻 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아름답고 푸근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인생의 고단함과 슬픔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간애가 녹아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주는 힘을 지녔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표작으로는 <비오는 날 집보기> <새가 오는 날> <전쟁속의 어린이> 등이 있습니다. 1950년 문부대신상, 56년 소학관 아동문학상, 61년 산케이 아동 출판 문화상, 73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 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74년 55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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