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옆지기 이불에 볼일을 봐버리고
한밤 중 깜이의 운동시간이 끝났어.
까불다가 한 방 맞았거든. 톡.
분풀이를 하는 건지.원.
옆에 있던 종이봉다리를 돌돌 말아서 깜이가 말썽 피울 때마다 응징을 하더구만.
무늬만 때리는 시늉을 하고말지. 그게 어디 맞은 거간?
그래도 옆지기가 눈을 흡뜨면 발라당 드러누워서 깨갱거리는 시늉을 하더라니까
내가 하면 헹! 어림도 없다 먼산바라기만 하는 녀석이. 헐.
겨울이라 북쪽 방 외풍이 너무 드세서
거실로 나와자는 아들넘 이불에도 골고루 쉬를 묻혀놓아서
아침부터.. 것도 이 흐린 날. 이불 빨래를 줄창 돌려대고 있지뭐.
아들넘 이불은 허벌 두껍기까지 한데...
호청 벗기고 두겹 묶은 거 분리하니 빨아 말려야 할 이불이 셋이나 되잖아. 어휴!
낮동안 시들거리다가 밤이면 반짝 살아나는 기질이야 영축없이 나랑 똑같은데
이 녀석은 그 시간이면 운동을 시작해.
드드드드.... 와다다다....
이구석에서 저구석.
한바퀴 방을 도는가 싶으면 어느새 부엌, 거실, 무늬만 복도인 짧은 공간들을
골고루 밟아대면서
그 유연한 몸동작으로 순식간에 몇바퀴씩 돌면서 뛰지.
시간이...그러니까... 엄마야! 물경 두시나 세시!!
아랫집 식구들은 속도 좋아.
매일 저 소리를 들어야 할텐데도 쫒아올라오질 않으니...
깜짝 놀래서 잡으려해도
그렇게 뛰기 시작하면 어디 내 손에 잡혀?
둘이 같이 뛰는 꼴만 연출되고 말지.
내버려두자니 아이고, 아랫집 식구들에게 우선 신경 쓰여서 그럴 수 없잖아.
붙들어서 쓰다듬고 얼르고 혼내고 야단쳐도 이게 괭이잖아. 사람 아니고...
발버둥하고 빠져나가면 더 심해. 우두두두. 다다다다.
테레비 주변의 시계며 장식함 걷어차서 떨어뜨리고 뒤집어 엎는 정도는 순간이지뭐.
엊저녁엔
봉지나 바구리 속에 기어드는 거 좋아하는 녀석 성질이 생각나서
빨래 바구리 갖대놓으니 홀랑 들어가잖아.
새장처럼 바구니를 엎어서 가둬두었더니 잠잠~~!
이얏호! 드디어 성공!! 쾌재를 올리기 바쁘게
용용 죽겠지. 바구니까지 뒤집어쓰고 같이 뛰는 거야.
카페트 자락을 쥐어뜯으면 그 서슬에 바구니가 뒤로 넘어갈 듯 기울었다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며 쾅!
난리 났지. 바구니 찍히는 소리까지.
-"얼른 꺼내줘. 얼른"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 벌러덩! 누워버렸지
이녀석이 드드드 달려와선 내 얼굴 앞에 딱 멈추더니만
한발 들고 내 뺨을 철썩 짚으더구만. 철썩!!
-"이 눔이!!!"
씩씩거리며 겨우 잡아왔어
꽈악 안고 안놔줬지. 버둥을 치든, 발을 빼든, 앙탈을 부리든...
한참 그러고 있었더니 숨소리가 색색거려.
팔을 푸는 순간 빠져나가더니
ㅋㅋ
옆지기랑 아들넘 이불에 글쎄.. 쉬이~!!
일부러 그러는 것 처럼... 눈을 게심치레 뜨고... 에효! 시원해!! 하는 듯이!!!
에고데고!
깜이. 저 녀석!!
아침엔
내가 언제??
엊저녁에 뭔일 있었어??
새초롬히 쳐다보지..
슬슬 주변을 돌며 끼잉낑 강아지소리로 어린양을 해대며
괭이 주제에..
워메! 요뇬!
저 생선 뼈다귀는 또 어디서 물고 온거야?
시방 내 옆에서 허겁지겁
뺏기지 않으려고 곁눈질하면서
물고온 생선뼈 갉고있어. 우리 깜이. 허. 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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