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온 집안 잠들고

튀어라 콩깍지 2006. 2. 28. 02:48

(1)

 

깜이는

딸애 팔에 머리 얹고, 앞발도 한짝 걸치고

한 이불 속에서 떨어져 자고

 

아들넘 시험 공부한다고 지 방에서 안나와서

유자차 타들고 내다보니 앉은뱅이 책상에 앉은 채로

벌러덩 뒤로 자빠라져 있고.

꿈 속에서 총정리를 하는 건지 뭔지..

 

전기장판도 없는 방에서 몇년을 살고있는 딸애는

이불 밖으로 맨발 내놓고 덥다 해쌌고..

 

그런 딸이 부러운 나는

컴퓨터 앞에서 목까지 이불 말아감고 앉아서도 춥다고 군시렁~~!

 

아, 옆지기...

거실에서 테레비보다가 기냥 꼬부라졌고.. 

 

(2)

 

아함~!

다소, 피곤.

 

오시이레(벽장) 정리를 야물게 하고

옆지기 와이셔츠를 세탁소 차리겠네 싶을만큼 여러장 다림질하고나니

안그래도 시원찮은 등허리가 아주 어작나려해서

잠깐 눕는다는 게 비몽사몽.

 

내가 정리 시작하면 대뜸 청소기 들고나와 돌려대고,

다림질 끈낸 셔츠를 후딱 옷걸리에 정리해 걸고,

아프다고 누웠더니 데꺽 쌀 씻어 밥 앉히는 딸.

남의 집에서 다른 사람들과 몇년 섞여살더니만

주변 살피는 훈련을 짱짱하게 받았구만...

 

한편 다행이면서도 한편 짠하고... 

 

선생님댁에서 귀염 받는다해도

제 집처럼 편안하지만은 않았을터.

 

양껏 어린양도 해보지 못하고

떡애기 때부터 독립하는 훈련만 시킨 듯이

바깥 일로 바쁜 엄마 대신 동생까지 거두고 챙기면서

어른이 되버리게 해서 늘 미안한...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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