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깜이는
딸애 팔에 머리 얹고, 앞발도 한짝 걸치고
한 이불 속에서 떨어져 자고
아들넘 시험 공부한다고 지 방에서 안나와서
유자차 타들고 내다보니 앉은뱅이 책상에 앉은 채로
벌러덩 뒤로 자빠라져 있고.
꿈 속에서 총정리를 하는 건지 뭔지..
전기장판도 없는 방에서 몇년을 살고있는 딸애는
이불 밖으로 맨발 내놓고 덥다 해쌌고..
그런 딸이 부러운 나는
컴퓨터 앞에서 목까지 이불 말아감고 앉아서도 춥다고 군시렁~~!
아, 옆지기...
거실에서 테레비보다가 기냥 꼬부라졌고..
(2)
아함~!
다소, 피곤.
오시이레(벽장) 정리를 야물게 하고
옆지기 와이셔츠를 세탁소 차리겠네 싶을만큼 여러장 다림질하고나니
안그래도 시원찮은 등허리가 아주 어작나려해서
잠깐 눕는다는 게 비몽사몽.
내가 정리 시작하면 대뜸 청소기 들고나와 돌려대고,
다림질 끈낸 셔츠를 후딱 옷걸리에 정리해 걸고,
아프다고 누웠더니 데꺽 쌀 씻어 밥 앉히는 딸.
남의 집에서 다른 사람들과 몇년 섞여살더니만
주변 살피는 훈련을 짱짱하게 받았구만...
한편 다행이면서도 한편 짠하고...
선생님댁에서 귀염 받는다해도
제 집처럼 편안하지만은 않았을터.
양껏 어린양도 해보지 못하고
떡애기 때부터 독립하는 훈련만 시킨 듯이
바깥 일로 바쁜 엄마 대신 동생까지 거두고 챙기면서
어른이 되버리게 해서 늘 미안한...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