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완전 쌩퉁이

튀어라 콩깍지 2006. 2. 25. 22:25

아이고 참 얼척 없어

저리 잘하는 뜨게질로다가

뭘 뜨겠다고 설치길래 손에 좀 익은 줄 알았더니만...

 

딸내미

의기양양 실 사고, 코바늘 사고, 장식 붙일 유리구슬까지 척척 골라내길래

가르친 적 없는데도 어느 새 선수 되었구나. 기특한 것. 흘흘... 

꺼뻑 오져라 했더니만

 

-"어떻게 해?"

 

시작하는 게 아직 서툰 줄 알고 덜컥 꽃받침부터 떠서 바닥을 이쁘게 만들어주고

 

-"솔잎 무늬가 반복 짧은 뜨기보다 더 이쁘겠지?".

두바퀴 돌려주고

떠라. 넘기니

 

-"하는 법도 안가르쳐주고 어떻게 떠?"

 

(무시라?? 하는 법??)

-"아니 그라믄 완전 쌩퉁이란 말이냐?

-"응"

-"한 번도 안잡아봤어? 코바늘?"

-"그랬지요"

 

아이구. 머리야!!

뉘댁 딸인고?? 배짱 한 번 끝내준다.

 

실은 이렇게 손가락에 한 번 감아서 새끼손가락으로 살짝 쥐고

왼손 엄지와 검지 중지는 뜨게질감을 쥐고

오른손으로 이렇게 뜨게바늘을 잡아서

이 쪽 코에다 밀어넣고 뒷 실 앞에서 뒤로 당겨 걸어서 뺀 담에....

(아이고! 내 팔자야!! 내가 그냥 떠주는 게 백번 빠르겠네.. 투덜쭝얼군시렁고시랑...!!!)

 

시시때때 점검 받으면서 내 딸

옆에 붙어앉아 지금 뭔가를 뜬다. 좌우간.

핸드폰집이라는데.. 저거 필경 도시락 주머니되고말지... 싶다. 끄응!!

 

뽀작 옆에서

어매는 블로그에다

연신 지 흉잡느라 코 박고 있는 것도 모르고

구정뜨게실 손가락에 걸어서 용 쓰고 있는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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