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이녀석에게 긁혔거든.
못에 걸린 길다란 줄을 겨냥하고
그거 낚아채서 가지고 놀 욕심에
벽에 기대 앉은 나를 발판 삼아 뛴다는 게 그만
미끄러지면서
내 목덜미를 좌악! 긁어놨지... 에고 쓰라려!!
어제 날씨는 화창하다못해 앞 뒤 막힌 신발이 답답하더니만
오늘 날씨는 꾸무럭하는 게
욕심 사납고 심술통 사나운 영감쟁이 상판으로
여영 정이 안가는
그런 하늘이야.
아들넘 머리 감는 거 구경하려고 세면장으로 달려갔다가
문 열어주지 않으니
키야오! 에옹! 숨 넘어가는 소리를 지르다가
" 왜? 왜? 누가 우리 깜이를???
신청해주는 내게 쪼르르 달려와서
내 무릎 두 발로 짚고 올려다보면서
있는 아양 없는 아양 다 떨어대고
책상 다리 틀어앉은 내 다리 안쪽에 낼름 올라앉아
동그랗게 똬리를 튼 깜이 체온이 발목을 따뜻하게 덥히고
고개 들면
흐린 회색 하늘빛을 지고 도는
건너집 풍력발전기 날개가
헐떡이는 모습... 짠해보여.. 헐떡헐떡!
바람이 많은가보지.
아침, 점심을 다 거부하고
배 아프다는 아들넘
지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않고...
빼꼼히 딜다보믄서
아이야. 뭘 좀 먹을래?? 뭐가 먹고싶니??
코맹맹이 소리라도 내봐야할까봐.
요새 저 녀석 또
먹거리만 챙겨주면 배 아프다는 병이 도져서
하루 한 끼나 먹을까말까.. 속을 태우네. 고연넘!!
어제도 종일 굶고 넘는 걸
냉동실에 마지막 남은 떡국건지로 떡볶이 해줬더니만
더 없냐고 묻는데 떡국이 더 어딨냐? 이넘아.
아무 거나 닥치는대로 좀 먹어라!!
볼 멘 소리를 했는데..
씨익 웃으면서
떡볶이 외엔 젓가락짝 한 번 안대보고는 고만 먹어버리는 넘
어매가 냅다 나몰라라를 해버릴 수도 없고
호떡이나 부쳐줘볼까??
뉘댁 따님이 저런 서방님 입맛을 맞추게 될꼬??
시방부텀 짠하다 짠해.
...
......헌데,
아이고 깜이야. 발 저리다
고만 내려온나.
들은 척도 않고 동그란 잠을 콜콜 자는 깜이
내 쉬는 한숨 소리가 또 얼척없당께. 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