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거리고 앉았는 중.
이렇게 잠 안자고 있다간 필경 나가야할 시간에서야 흐물거리게 될 터인데...
울 옆지기를 '친애하고 경애하는 위대한 동지(??) 쯤으로 아는 다카하시씨가 나더러 꽃구경을 가자는데
각자 도시락 지참이란다.
어딘가 수국이 흐드러졌다고.
수국..
그거 전철 타고 지나가는 누구네 뒤안 텃밭에도 색색이 흐드러졌던데... ㅎㅎ
그런데 왜 같이 갈 내겐 연락 한 번 않고 줄창 옆지기에게 해대는 거야?? ㅋㅋㅋ
들어와서 3년 째.
또래랑 일없이 놀자고 만나는 건 처음인가보다.
참 무던한 콩깍지.
사실 말이지 혼자 놀아도 놀 게 쌨는데뭐.
깜이는 열어 둔 현관 너머에서 나 잡아봐라 용용을 하는 중.
내가 방에서 부시럭거리면 잽싸게 달려들어왔다가 현관 문 닫으러 나가려하면 나보다 먼저 후다닥
뛰어나가면서 메롱!
현관 뽀짝 앞에 붙어앉아서 납작 배 깔고 방자하게 누워서는...
엊저녁에도 잠자려다가 깽깽거리는 깜이 때문에 현관문 열어주고 작업실 갔지뭐.
돌아보면 언제나 내 발치깨나 문턱에 턱 올린 채 보초를 서는 깜이.
새벽녘, '고만 가서 자자' 안아들고 건넌방으로 데려올 때를 기다리는 듯이 오만 내숭을 다 떨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