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엔 아직도 뒤뚱뒤뚱 오리궁둥이 흔들며 걷던 떡애기적 우리딸 모습이 선명한데
취직 걱정을 한다.
교생실습을 끝냈는데 학교에서 남아달라 한단다.
최소한 밉보이진 않았구나.. 다행이다.
-독일 대학원 간다며??
-여기서 다니죠뭐
-학교 근무는?
-그러니까 교육대학원이나 야간대학원...
-아서라. 그냥 내쳐 공부해버리는 게 나을 게다. 더구나 피아노는...
엄마도 해보니 나중에 한다는 게 갑절로 힘들더라.
돌아가는 것도 쏠쏠한 삶의 재미라는 건 안다만 하루 이틀 작정한 것 아니고 내쳐 그냥 가던 길 가라.
그리고 그 학교에다 대학원 졸업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해라... ㅋㅋㅋ
배짱이다. 완전히.
취직이라...
사람 무리 속에서 부대끼면서 단단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지.
좋은 동료란 때로 가족보다 낫더라.
잡아줄 때 그냥 눌러앉아라 하기도 그렇고
못들은 걸로 하고 훌쩍 떠라 하기도 그렇고...
(얘가 필경 뒷바라지 힘들까봐 미안해서 하는 궁리인 줄 빤히 알면서..)
꼭 무엇이 되기위해서가 아니라 채곡채곡 내실을 잘 채우고 그만큼 속 사람이 풍성해지기를 바라면서
딸을 부추긴다.
잔생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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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나간 괭이 찾으러 나간다. 지금 새벽 3시 27분..
내가 나올 때까지 안들어오고 버티고 있는 녀석.
내 발자국 들려야 어디선가 니야! 엥! 쫄래거리고 달려올 준비를 갖추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