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쿨러가 돈다.
메타세콰이어 너머 뒷 볕을 받는 한무더기 억새
띄엄띄엄 지나는 승용차라거나 자전거 탄 아저씨...
소음 빠진 무성영화처럼 간혹 예정 없는 움직임만 소스라치다말고
뱅글뱅글 채소밭을 적시는 물줄기가 서늘하다.
몇 년 만나지못한 옛 동료가 거기 어디쯤에서 차를 세우고 전화를 했다.
"사무실 불이 켜져있네요.."
"?? 어딘데??"
"길 건너요"
"이런 이런... 빨랑 들어와."
여전한 함박꽃 웃음을 달고 가족들이 들어왔다.
멀리서 첫 길 찾아오신 반가운 분과 얘기 나누던 중이었지.
늘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의 얽힘이란 한양 신기하고 소중하다.
속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