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엿(깜이+뽀미+항아)

퇴근하면서

튀어라 콩깍지 2008. 7. 25. 17:15

집에 들어가는 순간 뽀미부터 부르면서 문을 연다.

 

"뽀미야.. 뽀미야..."

 

이 암상맞은 녀석은 한동안 대답도 없다.

어디 갔느냐고? 나 없는 동안 어디 아픈 거라도 아니냐고??

이 구석 저 구석 기웃거리고 삐죽거리고 더듬어 찾다보면

어느 틈에,

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눈 앞에 뛔꽁 앉아있다.

헛 참.

 

요뇬아. 아니 그래 너는 혼자 집 지키게 했다고 꼭 그렇게 위세를 부려?

어서오세요는 못할망정 잽싸게 나와보기는 해야잖여?

 

맬겅맬겅 바라보는 뽀미에게 정작 내가 위세를 부린다.

그 다음엔

......

아이고, 오메!

퍼 붓는 애정 공세...

 

내숭 9단이던 깜이넘과 달리

뽀미뇬은 부비고, 뭉개고, 앙중앙중 잘근거리면서 물고... 아주 야단 난리 법썩이다.

 

또 하나 희한한 버릇은

꼭 높은 곳에 올라가서 자려는 버릇.

높은 곳이란 그러니까.... (으흐~!)

반듯이 자는 사람의 배 위..

엎어져 자는 사람이면 궁둥이 위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이면 옆굴탱이... 라는 말이다.

헛 헛 참. 웃기는 뇬!

 

아들녀석이 있을 땐 울 아들을 깔아뭉개더니만

아들넘이 자취하는 아빠에게 하숙하려고 현해탄을 건너 들어가버리고 나니

이번엔 내가 뽀미의 요가 된다.

 

괭이녀석들의 성격... 어쩌면 그렇게들 서로 다른지..

그것참.. 그것참... 푸실거리면서 자주 웃게 한다.

 

여차하면 장마철에도 이불빨래를 시키는 녀석이지만

뽀미와도 실렁실렁 정이 깊어진다.

 

울 아들넘

전화 너머에서 "뽀미는??" 묻는다.

"깜이는??" 묻곤 하더니만...

 

상담샘은 점냥이를 데리고 출근한다.

콧 등에 작은 점이 있다고 데려온 첫날 내가 점냥아! 부른 게 별명이 되어서

배움터 애들도 자주 노크도 없이 내 사무실을 내다보며 "점냥이 없어요?? 찾는다.

젖도 떼기 전에 데려온 떡애기 점냥이는 그때부터 이 사람 저 사람 사람 손을 탄 탓에

도무지 낯가림이 없다.

잘 먹여두면 니양 냥.. 손가락을 제법 잘근거리며 물고늘어진다.

--"아니 이 녀석이 주사기로 우유 먹여 키웠더니 이빨 자랑을 해??"

눈을 무섭게 떠봐도

헤엥! 너 그래봐라 하나도 안무서워... 아랑곳 않고 다음 공격 목표 손가락을 향해 돌격해 온다.

이녀석 요즘

모든 사람들에게서 귀여움을 담뿍 받더니만 중증 공주병 환자가 되었다.

어찌나 잘난 척을 하는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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