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가 다섯 냥이의 엄마가 되고서 얼추 한 달 남짓이다.
이 때 쯤이면 제법 몸집이 실팍해진 애기들이 한 번 엄마 젖을 물면 절대로 입을 떼지 않고 버틸만큼
기운이 세진다.
문제는 항아의 젖꼭지가 넷 뿐이라는 것
둘은 지난 번 애기들 키우다가 그넘들 이빨에 끊겨나갔다.(아이고! 자그라스러라!!)
민둥민둥 꼭지가 없어진 젖은 애기들에게 물릴 수가 없으니 있으나 마나지뭐.
애기냥이는 다섯인데 꼭지가 넷이니 기운 없는 한 녀석은 늘상 제 때에 젖을 못먹고 밀려서
다른 녀석보다 몸집이 차이나게 작다.
비리비리 비실거리는 게 안쓰러워서 억지로 몹집 커다란 녀석을 떼어내고 작은 녀석을 밀어넣기도 하지만
어느 새 큰 넘이 꼭지를 빼앗아 빨고있게 마련이다.
항아도 밀린 애기냥이가 안쓰러운지 자꾸만 핥아주지만 엄마로서도 어쩌는 수가 없다.
그렇게 꼭지가 끊겼을 때에도 우리 항아녀석... 참 감동이었다.
상처 크게 난 젖꼭지를 하고서도 때가 되면 지 자식 젖 먹이겠답시고 애기들을 끼고 눕질 않는가? 오모메!
애기들이 젖을 빨면 니양 냐앙~! 아프다고 비명을 올리면서도
글쎄 그걸 참고 젖을 물리는 고양이 엄마... 세상에나! 안 가르쳐도 어찌 저리 안다냐?? 훌쩍!
사람 못된 엄마보다 백 배는 더 낫네... 끌끌끌 혀를 내두르게 하던 녀석..
지금도 그렇다.
뽀미처럼 두마리만 낳으면 가벼울 것을 네 마리, 다섯 마리... 이렇게 낳으니 훨씬 어렵지... 쯧쯧...
고작 가엾어하며 이리 쓰다듬고 저리 안아주기만 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아들아. 엄마랑 너랑 한마리씩은 우유를 먹여야 할랑갑다. 이러다 우리 항아 잡겠다.
여분의 꼭지와 설겆이 솔까지 세트로 붙은 냥이용 젖병을 주문한다.
잽싸게도 왔다.
하루 만에 데꺽 날아든 택배를 뛔작이면서
"요거이가 뭣이라냐? 왐맘마 완전히 새큼살이 아녀? 헛 참 참말로 귄있기도 하다..."
이럼시로 웃는다.
퇴근하면 대뜸 날라가서 이 앙징맞은 우유병에 냥이 분유를 풀어넣고
비글거리는 점박이 녀석에게 꼭지를 물려야지.
기둘려라. 애갱탱이들!
콩깍지 굴러갈테니...
몹시 맘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