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마니 풀밭에 쪼그려 앉아
쑥잎 뜯다.
무슨 무슨 문예의 당선작이라는 시를
주욱 그어 읽다.
디지털이 된 따끈한 시어들.
이즈음엔 뭐라도 다 그렇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아나로그 보다는 디지털로 얽히고...
짚어보면
플라스틱도 발명되었을 당시엔 획기적이었겠지.
50만년동안 썩지 않는 비닐도 처음 만들어졌을 땐
또 얼마나 신선했으랴?
태양광 발전 업체에서 다녀가다.
잘못 오셨네요. 저희는 선정 주체가 아닙니다.
백령도 무료 숙박권을 주겠다는 관광 단체의 표적도 된다.
......
짬짬이 쐐기 박히는 일상
교육의원 후보님께서도 오시겠단다.
반가운 후배와 함께.
네 오세요.
그 후배의 단짝인 또 후배에게서도 간만의 연락.
까르르 깔깔...아.하.하...
격 없이 무리 없이 기대는 것도 없이
웃음으로 나누는 얘기.
얼마나 가벼운가?
얼마나 반짝이는가?
얼마나 홀가분한가?
지원센타 쎄미나에 갔다가
휴식시간 없이 강행되는 일정 방해치 않으려고
찬 마루 딛고서서 오랫동안 숨 죽였지
발가락이 곱도록...
속은 외려 시원히 갈앉아
목상처럼 오래오래 바람 아래 서있다.
덜컥 깊어진 감기
으슬으슬.. 오싹.
그 모양새인데 내쳐 바람 가운데 나서다.
속을 파고드는 쌀쌀함.
한 겨울 지붕 없는 마당에서
샘물 길어 머리를 감듯이
서걱이는 서릿발까지는 못되더라도
천천히 저미는 추위
바람...바람...찬 기운...
방치하다.
고개 숙이고
쪼그려 앉아 쑥을 뜯는 건
고요한 가라앉음.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는 응시.
수묵빛만 남은 그림자 되어...
쑥잎 봉지 들고 끄덕끄덕
현관 들어서니 줄 선 결재판들...
퍼뜩
제 빛깔 찾는 시야.
눈 앞에선
흙빛 수묵빛만 가물거려.
가슴 옥죄다.
애써 등을 펴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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