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스크랩] 겨울입니다.

튀어라 콩깍지 2010. 12. 7. 20:20

무릎이 시리네요.

 

몇 명의 아이들을 장학생 대상자로 추천합니다.

그 중 한 명은 주소지가 장흥이 아니어서 제외된답니다.

사실은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아이이지만, 주소지를 장흥으로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의 선택이라거나 잘못이 전혀 아니지요.

어쨌든... 그 때문에 제외됩니다. 

그렇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다행입니다.

그렇게 관심 갖고 나누려는 뜻이 몇 명에게라도 닿을 수 있어서요

주소지가 다른 아이에게는 또 다른 지원 방법을 찾아야지요.

 

혓바늘이 돋았어요.

(혀에 바늘이 돋다???)

띠앗거리며 갈신갈신 몹시 신경을 거스릅니다.

그래서인지 입맛이 까실합니다.

쏙쏙 쑤시는 듯 아픈 혀를 아무렇지 않은 듯 표 내지 않고 저녁을 먹다가

친구의 전화를 받습니다.

밥 먹다 말고 젓가락 잡은 채 한참을 새살거립니다.

굳이 의미를 따지자면 그저 그런 얘기이지만

바로 그저 그런 얘기의 소통이 맘을 편하게 해서

그저 그렇지 않은 얘기까지를 할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걸 종종 경험하지요.

 

오래 전 동료였던 후배가 간만에 메일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깊어서 좀체 헤어나오지 못하고서 자기 안에 침잠해 있던 사람이었죠

당시의 동료들이 심지 따뜻한 사람들이어서 동기들 살피듯 아픈 동료를 살폈더랍니다.

건강해지기까지 우여곡절 등성이도 많았지만 이겨냈고

나무 일 없 듯 모두가 제 갈길로 흩어져 갔습니다.

만,

따뜻한 기억 하나가 등불로 남아 때때로 가습을 덥힙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메일은 저녁에 듣는 먼 종소리처럼 여운이 깁니다.

 

자주 안부 묻다가 언제부턴가 조금 뜸해진 또 다른 후배의 소식도 듣습니다.

병이 들었다네요.

요즘은 누구라도 연락이 끊긴다 싶으면 으례 암이랍니다.

배앓이만큼이나 흔해진 암

매번 놀라면서 역시나 또 놀랍니다.

뭐야? 정말야? 아픈 거야? 언제부터 그랬는데??

속사포로 전화를 걸어 묻고 또 묻습니다.

맙소사. 미안해. 너무 무심했어.

황망하여 아무 말이나 마구 섞여 나옵니다

이러다간 암 걸리지 않은 사람이 더 적어질 것 같은... 대체 왜들 이래? 심난해하면서

한정된 시간을 더듬어봅니다.

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참말 시원찮은 한쪼가리 파편으로 뵈듯이

삶의 저편에서 건너다보는 사람의 일생이란 하나의 쪼가리에 지나지 않을 테지요

 

머리 위에선 아이들이 쿵짝쿵짝 밴드 연습을 하고

재촉 받은 원고는 아직 절반도 쓰지 못했는데

수업 시간이 뽀작뽀작 다가듭니다.

 

읽다 둔 책으로 손이 먼저 나가는 걸 가까스로 참으면서 우선 할 일부터 마무리 짓고... 순서를 가닥 짓습니다.

 

기준과 원칙, 유연성을 생각합니다.

 

때로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

그 차이

바꿔 생각하면 모두 옳은 말이지만

이쪽 면과 저쪽 면의 굴곡이나 문양의 차이 정도일 겁니다.

장님들이 만지는 코끼리 다리지요.

무엇을 배제하고 무엇을 수용할 것인지의 기준 정도로 탄력을 둔다면

무난할 수 있는 것을

부딪치면 쪼개져버리는 강직은 견고함과 반대말이 될 것입니다.

 

땅의 연가? 땅의 여자? 제목이 뭐였더라??

땅의 연가는 문학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던 선배의 소설책 제목이었는데...

가까운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저명한 시인님의 시집 제목이기도 했고...

하옇든 땅이 들려주는 메세지가 가득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습니다.

......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데 입이 잘 떼어지지 않는 답답함 같은 게 그들먹 차오르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는... 언제나처럼 가슴에 체증이 생기는 다큐였지요 

 

상담지원센터의 '교류분석'에도 참석합니다.

분석과 조망은 늘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분석이란 없는 겝니다.

교과서는 늘 교과서지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특성이 사람이라는 인사들입니다

대략의 통계가 언제나 통용되는 모법답안일 수는 없음을 깨어서 인식해야 합니다.

 

수업 시작합니다.

 

수련관의 모든 님들

늘 좋은 날을!

출처 : 장흥군청소년수련관
글쓴이 : 위명온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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