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태풍이래

튀어라 콩깍지 2005. 9. 5. 20:42

<1>.

 

바람이 많아

태풍 땜에

동경에선 집들이 물에 잠기고 야단이라는구만.

뉴올리언즈만큼은 아니겠지만

테레비들이 떠들다 목 쉴까 걱정돼

 

휘유! 다행이다. 우리나라는 비켜가는구나.. 하고 앉았다보면

무지 애국자라도 된 것 같은데

나더러 괜찮냐고,

그러니까 물 속에 안잠겼냐고

뻐끔뻐끔!

안부 묻는 전화가 걸려오더라구.

참 그렇지 내가 지금 태풍 가운데 앉아있는 거지.. 혼자 실없어 해

 

<2>

 

밀가루 한 줌에다 달걀을 셋씩이나 풀고

콩기름 넣어 자작자작 부드럽게 반죽한

호떡 반죽

아몬드랑 잣이랑 깨 가루, 검정 설탕, 노랑 설탕 양씬 집어넣고

송편인지 호떡인지 알쏭달쏭한,

- 내 주장으로는 좌우간 밀가루 호떡-

놀짱하게 부쳐먹었더니

아이고 배야!

탈 나게 생겼어

쏘는 송편보다 화려했고

껍데기도 흠~! 뭐 준수했지.

빵꾸도 안나고 얇상하게 잘 구워졌으니... 

 

송편 쏘를 넣은 호떡으로 미리 추석 지낸 걸로 해야지. 싶어.

땡!

 

<3>

 

놀짱한 껍질 얘길 하다보니

갑자기 그렇네

내 알맹이가 어딜 싸돌아다니는 지

자꾸

푸석한

비스킷처럼

바스라질 것 같은

껍데기만 남은 느낌..

 

장미꽃 말리다보면

가끔

새까만 가루로 흩어져 내리는 곰팡이

건드리면

목이 뚝!

부러지고 마는

바삭함처럼.

 

우리는 다들

스프레이를 뿌려가며

습기를 조작하는 거야,

왁스를 씌워서 아주 고착시키는지도 몰라

센 바람 불어도 털끝 하나 날리지 않게..

본질을 은폐시키는,

짓거리들을 하고 있는지 몰라. 누구나..

..

..

태풍 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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