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람이 많아
태풍 땜에
동경에선 집들이 물에 잠기고 야단이라는구만.
뉴올리언즈만큼은 아니겠지만
테레비들이 떠들다 목 쉴까 걱정돼
휘유! 다행이다. 우리나라는 비켜가는구나.. 하고 앉았다보면
무지 애국자라도 된 것 같은데
나더러 괜찮냐고,
그러니까 물 속에 안잠겼냐고
뻐끔뻐끔!
안부 묻는 전화가 걸려오더라구.
참 그렇지 내가 지금 태풍 가운데 앉아있는 거지.. 혼자 실없어 해
<2>
밀가루 한 줌에다 달걀을 셋씩이나 풀고
콩기름 넣어 자작자작 부드럽게 반죽한
호떡 반죽
아몬드랑 잣이랑 깨 가루, 검정 설탕, 노랑 설탕 양씬 집어넣고
송편인지 호떡인지 알쏭달쏭한,
- 내 주장으로는 좌우간 밀가루 호떡-
놀짱하게 부쳐먹었더니
아이고 배야!
탈 나게 생겼어
쏘는 송편보다 화려했고
껍데기도 흠~! 뭐 준수했지.
빵꾸도 안나고 얇상하게 잘 구워졌으니...
송편 쏘를 넣은 호떡으로 미리 추석 지낸 걸로 해야지. 싶어.
땡!
<3>
놀짱한 껍질 얘길 하다보니
갑자기 그렇네
내 알맹이가 어딜 싸돌아다니는 지
자꾸
푸석한
비스킷처럼
바스라질 것 같은
껍데기만 남은 느낌..
장미꽃 말리다보면
가끔
새까만 가루로 흩어져 내리는 곰팡이
건드리면
목이 뚝!
부러지고 마는
바삭함처럼.
우리는 다들
스프레이를 뿌려가며
습기를 조작하는 거야,
왁스를 씌워서 아주 고착시키는지도 몰라
센 바람 불어도 털끝 하나 날리지 않게..
본질을 은폐시키는,
짓거리들을 하고 있는지 몰라. 누구나..
..
..
태풍 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