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좀 잘 입지. 머리 단속도 좀 하고..."
새벽부터 설쳐서
고속도로에서 속도 위반으로 경찰차에 걸리기까지 하면서
물경 550km를 달려간 오사카
아시아 국제 어쩌고 제목 어벌쩡한 연주회인데
대기실까진 가 볼 겨를도 안되어 그냥 객석에 앉아있다 만난 딸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연탄.
딸이 주 멜로디. 친구가 하모니.
현대음악이란 더러 정신사나운(??) 흐트러짐 속의 질서이므로
선율적인 낭만을 기대하기는 처음부터 무리.
어매 눈에는 그저
내딸 대강 입고 나온 꼴이 먼저 와락 눈에 잡혀
내내 속이 불편.
이어 나온 연탄곡 팀들의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
똑같은 디자인으로 색깔 다르게 맞춰입고
악세서리까지 번쩍번쩍 똑같이 갖춘 팀이 이어 나오니
어둠 가시자 깃들인 빛처럼 번쩍거리는 무대.
내 딸이 빛이 아니라 어둠에 드니
속이 여간 불편.
연주회 끝나고
생글거리는 딸을 보자마자 타박부터.
머리 좀 올리지.
춥고 짠해 보이구만 하필 민소매 흰색을 입었니 어쨌니....
얼굴에 뭐 좀 찍어바르지
연주회는 cd 듣는 거랑 달라서 눈도 채워져야... 어쩌고 저쩌고...
할 줄 몰라서 빈민골 아이처럼 아무렇게나 입었겠냐 싶으면서도...
아이구 엄마 음악이 문제지 무슨 옷?
머리야 뭐 아무러면 어때서?
헐값에 세일장에서 건져 온, 장식없는 드레스 하나 받아들면서도
좋다고 입이 귀에 걸리는 딸
내눈 앞엔 아까 본 다른 애들의 화려 찬란한 차림새가 줄창 얼쩡.
다시 550km를 되짚어 온 길.
빚이라도 내서 확 공주처럼 꾸며놔? 말어?
허세는 아닐지라도
무대 오를 때는 웬만큼 갖춰 입어야 예의 아닐랑가??
종일 깝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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