났다는 게 아니라 날 뻔 했다고오~~! ㅋㅋ
마트에서 왕창 시장 봐서 싣고 오는데
뻔히 보이는 골목길에서 튀어나온 차가
뭔 생각인지
그대로 밀고 나오잖여.
등골에 한기가 좌르르~~!
어찌나 시껍했는지
아직도 다리가 다 후둘거려.
우리집 오는 길이 얼마나 낡은 아스팔트인지
땜방을 하도 많이해서 아스팔트라 부르기에도 황송한 길이거든.
기어가도 차가 퉁, 퉁 튀어오르려하니
속도 좀 내면 까딱 뒤집힐거야
애시당초 제한 속도 50인 길인데 그보다 더 낼래야 낼 수도 없는 꼬불탕 길을
중간에 또 패트롤카가 버티고 있기도 하거든.
일본에서 교통경찰이 시내 길에 버티고 있다는 거.. 여간해서 보기 힘든 풍경이지.
60 밟고 가던 차들이 가끔 잽혀서 길 옆으로 빠져나가는 거 보면
참 여지없는 동네다 싶어.
나는 빨간 딱지 붙이고 다녀야하는 왕초보 면허증이거든.
한국에서 몇년을 운전했건 말았건 인정을 안해준다잖아
오사카에서 운전했던 것도 무효.
시간이 많이 흘렀으므로...
국제 면허증을 받아오는 게 편할 뻔 했지
그렇다고 1년동안 빡간 딱지를 붙이라니...
말 안들었지.
해서 걸리면 혼나. 안걸려야 돼.
순간적으로 급브레이크를 때렸더니만,
아들놈 주려고 앞자리에 놓아둔 스시랑 사시미가 엎어졌어. 아이고.
면상을 절반이나 길 위로 쑤욱 디밀고 있던 차는 그냥 그대로 있고
내가 돌아서 비켜왔지.
잠시 안봐도 그간 안녕하시냐 묻는 거
그거 아주 타당한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
짐 받으러 나오는 아들놈이 눈물 나게 반가워서
아이고, 내 아들.
덥썩 손부터 잡으니 띨하게 바라봐.
'우리 엄마 맞아? 어디서 바뀐 거야?' 의심스런 눈초리.
엎어진 스시랑 사시미는 뒤죽박죽 처참하지만
와드드드 달려온 깜이를 또 꽈악, 아주 꽈악 보듬어줬지.
쬐끔 더 착하게 살아야겠어.
흠. 흠.
살아돌아온 기쁨을 혼자 자축.
(근데 기뻐하는 거 맞아? 통탄할 일은 아니고??
어쨌든 다치면 아프잖아. 아픈 거 참으려면 괴롭잖아
그러니까 축하해도 돼
그렇군.)
뚜껑도 안 딴 매실주 찾아들고 한 잔.
한 잔 말고 여러 잔...
(언제 잔 내려놓을 지 아직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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