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기다리는 겨울

튀어라 콩깍지 2005. 11. 17. 21:32

쥐뿔도..

추위는 질색으로 싫어하면서..

 

기다리는 건 사람... 들.. 복수로.

 

여기서 가까운 온천을 망라한 안내 책을 몇권 사왔다

내 수고를 덜어준다고 여행사 통해 온다더니만

여행사 일정은 거의 다녀온 곳이라하여 신청자 씨가 말랐다고

다시 처음부터 계획을 잡는다는 선배.

 

나랑 친하다고

총무가 넌지시 일을 떠넘기는 걸

<나랑 친하다>는 말에 흐뭇한 나머지 천지분간을 못하시고

덤썩. 여행 추진 위원장 감투를 물어버린, 참 딱한 선배.

 

아뿔사! 

나는 그만

멀리 사는 친구에게 잽싸게 메일 날려서

이러저러한 여행 계획이 있는데

아조 쓸만한 사람들이 온다고,

마구 쏘스를 흘려버린 참.

 

같은 지역에서 같은 시기에 근무했던 사람들이므로

옛 동료였던 친구는

무조건 참여를 천명하고

다른 동료들까지 물고 들어와서

도저히 말릴 수 없는 지경.

 

애시당초 모임 회원이 홀랑 빠져버린 여행은

어만 사람들끼리 일사천리 달음박질을 치고

"으짜껏이요. 코스부터 일정까지 전부 짜야쓰겄소." - 선배님

"워메... 이 일을... 으째사쓰까라?" - 나

 

뭘 어째?

여행 안내 책자를 물경 네 권 씩 사오고

턱 괴고 엎드려서

일일이 점검을 하고 있구만..

여기도 가고잪푸다. 저기도 갔으면 좋겠다.

여긴 민박이어서 끝내주겠고, 저긴 풍경이 쥑여주고...

펄펄 날리는 눈 맞으면서 노천욕하면 거의 뿅 가겠다...

 

한 쪽 넘기는 데 소설을 한 편 씩 쓰면서

코스고 계획이고 애저녁에 꿈밖으로 달려나간 지 오래.

 

깜이는

턱 밑에서 킁킁거리다가 내 어깨에 턱쪼가리를 걸치고 새액새액... 흠냐...

 

"학교 다녀왔습니다"

"엥? 뭐? 아! 학교!...."

"엄마 잤어? 낮잠을 다 자네?"

"응? 으..응... 그랬나봐... 흐흐"

 

내 베개에 얼굴 올리고 자려하는 깜이녀석 피한다고

수건 돌돌 말아서 내 머리 사이즈에 정확히 맞춘 다음에 베고 누웠다가

깜박 든 샛잠.

파고든 깜이랑 아주 얼굴을 붙이고 사이도 좋게 비몽사몽... 워메. 이녀석!

 

나만 믿고 있을 모임의 회원들...

겨울 여행.... 

심히 걱정된다.ㅎㅎㅎ 

 

하여간 내 겨울 여행은 펑을 튀어서 둘로 늘어나고..

거기에다 친구들 모임.

다른 동료들과의 또 다른 약속도...

확.

기둥 뿌리만 뽑으면 된다. 까짖거.. ㅋㅋㅋ

'콩씨(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접촉 사고  (0) 2005.11.19
10억 엔 착복- 간 큰 아줌마  (0) 2005.11.18
아이고, 애로와라. 컴터.  (0) 2005.11.17
공민관 전시회-주변  (0) 2005.11.14
날마다 탈피  (0) 2005.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