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할아버지들의 노가바

튀어라 콩깍지 2006. 1. 15. 20:14

일본 테레비에선

채널이 많아서인지

참 별 걸 다 한다.

누구를 대상으로 방영하는 프로인지

올락가락 할 떄도 있고

마치 자기들 하하호호 잘 놀자고 모였다가

너무 재밌어서 그냥 놀기만 아까워져서

녹화 방영하는 것 같은 프로들..

 

가방 챙기면서

습관처럼 틀어둔 테레비에서

마침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대회를 한다

여섯 분 그룹으로 참가한 할아버지들이 부른

노래 원 제목은 <내일은 있다>

바뀐 제목은 <내일이 있을까?>

참석하신 여섯분이 그룹에 뽑힌 기준이 뭔가?? 가 먼저

프로 참석자들에게 던져진 퀴즈.

답은

어울리는 사람들 중에서 자기 발로 걸어 테레비국까지 올 수 있는 사람 전원.

뽑혀온 할아버지 한 분

그 사실에 아주 뿌듯해하시면서

<즉, 우리는 인텔리>라 하신다.

제 발로 걸을 수 있다 = 인텔리.라는 공식의

성립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제발로 걸을 수 있다는 건

나이 불문 곡직. 무지 중요함에 이견이 없다.

 

그 중 한 분.

젊어서 시베리아에 억류되었던 경험이 있으시다는데

전혀 추위 탈 줄을 모른다고

사회자 왈,

시베리아에 비하면 여긴 그래도 덜 추우시죠? 물으니

따끈따끈하단다.

 

나같은

추위 환자들.

몇년이라도 시베리아에서 살다보면

추위에도 적응이 될까몰라.

 

(사흘 안에 냉동 보존 상태가 될 지도..) 

 

바뀐 노래 가사는

듣는 사람들 허리 꺾고 까르륵 뒤로 넘어가지만

슬펐다

어울리던 친구들 절반 넘게 돌아들가고

남은 절반도 노인용 기저귀 신세라는...

..

이런 우리에게 내일이란 게 있을까? 하는..

뭐 그런 내용.

 

너무 씩씩하고 즐겁게 불러젖혀서

보고 듣는 사람들 맘 놓고 깔깔거린 건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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