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녀석 수학여행을 하와이로 간다고
방방 뜨던 게 1학기 초부터..
아이구 좋겠다. 신나겠다. 엄마도 안가본 하와이라니 뭔 복이라냐?? 잘 놀아라.
미리서부터 허벌 청나게 축원을 해줬더니만
슬슬 일정이 다가오니까 아이구, 이런,
뭔넘의 준비할 서류는 이리도 많은겨??
귀찮아 귀찮아 너 가지 마 해버리고 싶은데
기대에 부푼 애 녀석을 보면 차마 또 그럴 수가 없어서
끄응~!
서류 갖추러 다닌다.
멀고 먼 오사카까지 가서 미 대사관 찾아가 면접을 받아야한다니
서울 오고갈 비행기 삯을 물고 또 JR을 타야할 모양.
아들과 둘이서 하루 전부터 가야하니 숙박비랑... 에고고,
완전 하와이 다녀올 비용은 빠지겠넹.. 어쩌구..(속으로만!)
외국적이므로
일본 재입국 비자도 받아야하고
재정 상태 확인 때문에 통장 잔고 증명도 떼라 하고
뭣이 뭣인지 도무지 머리 어지러운 서류뭉치들이 머리를 팍 아프게 한다.
일본 국적이면 하와이 비자가 필요없다하니
같은 반 애들 낼롱!하고 있을 때
내 아들 꽁지만 빠지게 생겼다.
한국인들에게는 일본 단기 비자를 영구 면제하네 어쩌네 팡파레를 울리면서
살고있는 재일한국인들이나 우리같은 주재원들에겐
여전히 높은 벽.
여기저기 쫒아다니면서
한뭉태기나 되는 서류를 갖춰가면서
끝까지 한국적을 고수하는 재일한국인들은
평생 이렇게 불편했겠다 싶은 생각.
나야 몇년 살다가 돌아갈 사람이지만
자손의 또 자손까지
이 불편을 감수시키면서도 지키고있는 국적.
그래도 지금은 훨 낫다.
처음 일본 들어왔을 땐
매년 외국인 등록을 하고
열 손가락 지장을 찍고
매년 재류 자격을 갱신하고 매년 비자를 바꾸고
외국인 등록도 갱신하고.. 하여간 복잡하고 귀찮았던 것이
이제는 비자 기간도 좀 길어지긴 했다.
나라가 힘이 팍팍 세지면
눈에 안보이게
소외된 재외국민들이 그래도 조금씩 해택을 받게되는데
이번엔 나라가 팍팍 세어져서라기보다
욘사마를 비롯한 일련의 탤런트, 배우들 열풍 덕은 아닌가 싶다.
실제로 교포들에게서
한류를 타고 한국인 비하라거나
재일한국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걸 느낀다는 말을 들으면
반갑고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생긴다
서점마다 따로 마련된 한류 코너.
역으로 혐한이니 반한이니.. 드세진다고는 하지만
어쨋든, 대중 문화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게다. 지금.
하와이도 어째 좀
영화나 드라마나 노래로 싹 쓸어버리는 사태는 안일어나나??
내 아들 헐렁헐렁 수학여행 좀 다녀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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