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진 복도에
깜이 혼자 멀겋게 앉아 있는 게
얼핏 보면 캄캄한 것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흘려보기 쉽상인데
세상에나!! 짠한 것이... 문짝 앞에 앉아서 누군가 오길 기다렸구나!!
불 켜니 에옹! 기운 없는 소리.
발목에 얼굴 부비고 에옹
뒤꿈치 종종 따라오며 에옹!
냉큼 무릎 위로 올라앉아 갸르릉거리면서 또 에옹!!
에고 그래. 혼자 심심했구나.
봄 정기 세일 초대장이 와서,
딱 하루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마구 꼬드겨서,
초대장 안받은 사람은 문 앞부터 들어올 수가 없다해서,
그 대단한 초대 받은 인사에 끼어든 영광을 저버릴 수 없어서
슬슬 나갔다가
어마어마 커다란 주차창이 7층까지 꽉 찬 거 보고
그럼 그렇지. 그럴 줄 알았지.
쥐뿔도 초대라니... 이 동네 사는 사람들에겐 다 뿌렸을 거면서...
군시렁!!!
그래도 왔으니 구경.
발품만 팔다가
끄떡끄떡 들어오니
아들넘도 친구랑 어디 나갔고
옆지기 들어오려면 멀었고
몇 시간 새에 집 안에 온기가 다 없어진 채 썰렁~!
피곤.
오늘은 일찍 잠 좀 들어줄래나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