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게실게실 눈 감기려 해.

튀어라 콩깍지 2006. 3. 15. 22:15

어두워진 복도에

깜이 혼자 멀겋게 앉아 있는 게

얼핏 보면 캄캄한 것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흘려보기 쉽상인데

세상에나!!  짠한 것이... 문짝 앞에 앉아서 누군가 오길 기다렸구나!!

 

불 켜니 에옹! 기운 없는 소리.

발목에 얼굴 부비고 에옹

뒤꿈치 종종 따라오며 에옹!

냉큼 무릎 위로 올라앉아 갸르릉거리면서 또 에옹!!

 

에고 그래. 혼자 심심했구나.

 

봄 정기 세일 초대장이 와서,

딱 하루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마구 꼬드겨서,

초대장 안받은 사람은 문 앞부터 들어올 수가 없다해서,

그 대단한 초대 받은 인사에 끼어든 영광을 저버릴 수 없어서

슬슬 나갔다가

어마어마 커다란 주차창이 7층까지 꽉 찬 거 보고

그럼 그렇지. 그럴 줄 알았지.

쥐뿔도 초대라니... 이 동네 사는 사람들에겐 다 뿌렸을 거면서...

군시렁!!!

그래도 왔으니 구경.

 

발품만 팔다가

끄떡끄떡 들어오니

아들넘도 친구랑 어디 나갔고

옆지기 들어오려면 멀었고

몇 시간 새에 집 안에 온기가 다 없어진 채 썰렁~!

 

피곤.

오늘은 일찍 잠 좀 들어줄래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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