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엿(깜이+뽀미+항아)

나 좀 이뻐해줘라.

튀어라 콩깍지 2006. 3. 22. 15:37

슬금슬금 무릎 아래 걸어와서

니야오~!

개미만한 소리로 울고 (소리의 체적을 분류하여 측정할 수 있다면)

 

-"어따, 컴터 그만 딜다보고 나 좀 이뻐해 줘봐"

 

깜이녀석. 여우짓 한 번씩.

눈 껌뻑이며 바라보면

 

-"아이구! 우리 깜이 왔는가?? 워디 보세 워디 워디... 너 좀 봐줘??"

-"끼이잉~!"

 

갈매기 소리도 냈다가 강아지 소리도 냈다가

온갖 요상시런 소리를 총동원해서 어린양을 부려대는 깜이 한 번 안아주고

무릎 위로 설설 기어올라오면 양씬 쓰다듬어주고...

 

엊저녁... 남들 다 잠든 뒤,

둘 만 벌린 전쟁은 언제 그랬더냐 싶게 서로 법썩을 떤다

 

사탕 물고와서 펄쩍 뜨게질 감 위에 던져놓고,

나더러 집어 던져라는 뜻인데 못본 척 뜨게질에 열중하면

앞발로 톡톡 나를 건드려보다가

내가 반응없이 요지부동 줄창 외면을하면...

속 상했다고

입으로, 발톱으로 물고 할퀴는 깜이... 떼어놓느라

얼르고 야단하고 사정하고 위협하기를 되풀이하면서,

가닥가닥 깜이 침 바른 뜨게실이 뻣뻣해졌다고 군시렁거리기까지 하면서,

전쟁통처럼 한밤을 넘기고..

 

아침이면 요조숙녀로 얌전해진 깜이의 뽀뽀 세례를 받으면서

사이좋게 같이 잠들어서

한 베개 베고 눈 뜨면

짜식이

이렇게

또 한번 씩 요망을 떨어서

결정적으로 마음을 붙안는다.

 

하루 종일 이쁨 받고

밤되면 또

전쟁.

뜨게질 말고 나랑 놀아주란 말이야.. 니야오!!!

한밤중에 뛰면 안된단말이야. 으긍!!

그래도 사탕 던져주란말이야 끼야오~!

던지면 마구 뛸 거잖아. 도리도리!!

문다 물어.

물래? 진짜 물어? 물기만 해봐. 나도 너 가만 안둬.

으앙!

아야야야, 임마! 너 진짜 물었어??? 아이코! 할퀴기까지...!!!!

 

실뭉텅이 뒹굴고 긁힌 자국 아프고...

 

같이 물어놓을 수도 없고 으이구, 참!

 

엉덩짝에 들이붙어서 지금 자울자울 낮잠 청하는 깜이... 내가 뭘???... 말똥말똥 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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