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놀이.. 얏호.. 룰루랄라..함시로
행여 깜이 멀리가버려서 못찾게될까봐.. 그러면 너무 속이 아플 것 같아서
빨간 줄목걸이도 걸고
드디어
고3 아들넘 꼬드겨서
산책길 나선다.
현관 문 나서자마자
깜이넘 화들짝 놀래더니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달달달... 오도가도 못하고...
아이고! 맙쇼!
하는 수 없이 안고 언덕길을 낑낑..
큰 길 나서서 차들 다가오니 어쩔 줄 몰라하면서
내 목덜미를 꽈악 움켜쥐고 아주... 허둥지둥..
아야야!, 아파야!.
안아내리면 옆구리에 고개 묻고 와들와들..
내려서 뛰다가 멀리 가버릴 걸 걱정해?? 아나!!
한발짝도 땅은 안딛고 옆구리로 파고드느라 그저 정신없는
대책없이 짜잔한 녀석. 허.허.참.
아들에겐 구운 옥수수랑 야들야들 보드란 오징어, 닭야채 꼬치구이를 사주고
나는 계란빵. 바삭해서 고소한..
그나마도
깜이 보듬고 앉아서
개라도 한마리 지나가면 휘둥굴 기겁을 하는 녀석 달래고 쓰다듬느라
두 손을 저당 잡힌 바람에
아들넘이 하나씩 넣어주는 거 겨우 받아먹으면서.....
안되겠다. 그만 가자.
이녀석 깜짝깜짝 놀래싸서..
자다가 쉬하겠다.
데리고 내려오는데
얼씨구.
집에 다 와가니 낑낑 어깨를 들이차면서 내려달라 떼를 써
인적 없고 고요하기가 한밤중같은 골목길에서 겨우 풀잎에 코를 박고 킹킹거리기도하고
날벌레 바라보면서 한참 헤찰도 부리고
아파트 현관 앞에선 안들어간다고 제법 뒤로 삐대기까지??
그러다가도
부르릉 지나가는 차소리만 들리면 여우털 목도리처럼 목을 감고 늘어지는 녀석
괜찮아. 괜찮아..토닥이면서
집에 들어오니 내가 언제 그랬냐?? 폴짝!!
허리도 낭창하게 쭈욱 펴고 우아한 걸음걸이.
빨아둔 아들넘 바지를 깔아뭉개면서 얼굴 묻고 누웠다.
허허이 참!!
사람이고 짐승이고
집 안에서 싸고돌면 저 모냥이 되는겨. 좌우간에..
아들넘이
데리고 들어 오던 날은 겨울 입구.
비는 추적거리고 내리는데 어찌나 쪼꼬만지.. 어찌나 달달 떠는지,
어찌나 기운따가리가 없는지, 어찌나 어딘가가 아파보이던지
도로 내놓으면 그날 밤에 죽을 것 같아서
말랑거리는 한 줌 목숨을 못 본 체 못하고
먹이고 씻기고 품어재우고 병원 데리고 다니기를 이주일 쯤.
고양이 기관지염인가 뭔가.. 헛 참.
때 맞춰 눈에 약 넣고 알약 먹이고 우유 덤혀 먹이니 겨우 눈을 좀 뜨는데
살아났다고 다시 그걸 어찌 내쫒냐.. 그래서 그냥 끼고 있던 게 오늘까진데
한달이 넘도록 울음 소리 한 번 안내서 혹시 벙어리 고양이 아니야?? 의심했더니만
요즘은
자다가도 잠꼬대처럼 이이이~~! 요상한 울음을 울기도 하고
크르릉거리는 위협도 하고
에옹, 냐옹, 니야호, 에~~ 냐~~ 까~~
요구에 따라서, 기분에 따라서 온갖 요망한 소리를 다 구사하면서
제법 용맹스레 달겨들고 물고 뜯길래
영락없이 야문 줄만 알았지
문 밖만 나서면
배 납작 엎드려서 한발짝 걷지도 못하고
이것이 뭔 일이라냐?? 워메 무셔라.. 달달 떨어대는 짜잔한 넘인 줄 어찌 알았남??
에효!!
딱 내 무릎에 앉아야 안심할 넘이로구만..
........
이틀 새에
꽃눈이 내려
온통 벚꽃잎 흐트러진 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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