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건너집 지붕에

튀어라 콩깍지 2006. 3. 25. 13:35

촤르르 부서지는 햇빛

건너집 지붕이 부시다.

어? 눈이 내렸나?.. 고 순간 착각했지

검은빛 기와지붕들 대신 허옇게 빛나는 빛살무더기

너울 거렸거든

하얗게...

 

무릎 짚고 턱 밑에 얼굴 디밀면서

아오!

아는 체를 하는 깜이

고로롱고로롱 안겨서 게심치레 가는 눈 뜨고 있어

털이 버들강아지 꽃가루마냥 날리는구만.

 

동네 한바퀴 뛰고 오면

지끈거리는 머리가 좀 가벼워질래나몰라.

 

건너집 지붕 위에 얹힌 팔랑개비

언제 봐도 생경한 날개들도

게으로게 할랑할랑 헤찰부리는 거 보니

바람도 그닥 없다는 말인데..

 

골목길 오슬렁거리기만 해도

이집 저집 꽃잔치 한참이겠다.

 

촤르르 촬촬

실로폰 소리로 부서지는 햇빛이

꼬드기는 낮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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