촤르르 부서지는 햇빛
건너집 지붕이 부시다.
어? 눈이 내렸나?.. 고 순간 착각했지
검은빛 기와지붕들 대신 허옇게 빛나는 빛살무더기
너울 거렸거든
하얗게...
무릎 짚고 턱 밑에 얼굴 디밀면서
아오!
아는 체를 하는 깜이
고로롱고로롱 안겨서 게심치레 가는 눈 뜨고 있어
털이 버들강아지 꽃가루마냥 날리는구만.
동네 한바퀴 뛰고 오면
지끈거리는 머리가 좀 가벼워질래나몰라.
건너집 지붕 위에 얹힌 팔랑개비
언제 봐도 생경한 날개들도
게으로게 할랑할랑 헤찰부리는 거 보니
바람도 그닥 없다는 말인데..
골목길 오슬렁거리기만 해도
이집 저집 꽃잔치 한참이겠다.
촤르르 촬촬
실로폰 소리로 부서지는 햇빛이
꼬드기는 낮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