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닭도리탕을 해달라더니
오늘은 호떡을 해달라십니다.
아드님께오서...
눈을 샐쭉 찢음서
-"호떡??"
끄트머리에 살짝 힘을 박았음에도 불구하고
-"응!!"
자신만만 대답을 합니다. 아들넘.
내 배 빌려 목숨 받은 넘 아니면 벌써 한방 쥐어박았겠지만
아들넘이 뭔가를 먹겠다는데
-"주체적으루다가 해결하라!!"
이럼시로 주체 사상을 박아넣는 에미가 세상에 있을... 수도 있겠구만...
하여간 울 아들넘은 뭔가 먹겠다는 소리를 당최 안하는 넘이라
감지덕지 손목 걷어부치고 반죽 들어갑니다.
근데 어떤 연고로 닭도리탕은 닭도리탕이라는 제목이 붙은겨?
닭은 닭이고 도리는 일본말로 '새'고
탕은 탕인데
그믄 닭새탕??
갸우뚱
닭찜이라고 해야하나?
찌기만하는 건 아닌데?
닭볶아찜.. 어째 좀 요상혀... 궁시렁거림시로
호떡 반죽... 으쌰샤!!! 기합 넣음시로..
(2)
카스테라 만들 것도 아님시로
달걀을 물경 네개나 깨뜨려넣고
강력분에 베이킹 파우더 한 찻술 섞어서 체에 걸릅니다.
우유도 넣고 식용유도 넣고
반죽 섞은 다음엔 설탕 쏘
녹아서 줄줄 흐르는 맛에 호떡을 먹는지도 모르지만
앗 뜨거. 잘못 흘러내려서 어디 발등이나 손목에 흘리면
그 펄쩍 뛸 뜨거움을 익히 아는 터라
송편처럼 참깨가루를 섞어 씁니다.
지난 번엔 블루베리 열매를 섞었더니 일일이 골라내길래(고연넘!!)
이번엔 섞지 않고 대신 계피가루를 섞어놓습니다.
룰루랄라~!
마가린을 녹여서 반죽한 호떡을 올려 굽습니다.
반죽이 기가 막힙니다.
호떡 가게 내도 되.... 지 않겠군.
수지 타산이 안맞아. 당최.. 순식간에 망하고 말겠지뭐... 흥얼흥얼... 함시로
낮은 불로 은근히 구워냅니다.
눌러주지 않아도 워낙 찰지게 잘된 반죽이라 첨부터 납작하게 익습니다.
한 입 베어무니... 띠잉~~!!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이렇게 고소할 수가....
-"엄마 맛있다. 맛있어"
이 넘아.
느그 엄마를 그리 모르냐?
맛있다는 말은 모노로 끝내.
스테레오로 읊어대면
내일부터 밥상에 호떡이 좌악 깔릴지도 모른당께.
호떡야채볶음, 호떡매운찜, 호떡조림, 호떡김치보쌈....
밥상이 요롷고롬 변할지도 모른단말여. 조심혀...
룰루랄라... 했더니만
아들넘 맛있다고 양씬 집어먹고
저녁을 안먹겠답니다. 에휴!
어째 또 손해 본 느낌..
속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