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꽃씨를 잔뜩 보냈더니만
잃어버렸다고...
씨 뿌리려고 캐비넷을 뒤져도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아무리 찾아도 안나오는 게
필경 누군가가 집어갔나보다고..
채소 씨앗이랑... 꽃씨랑... 허브씨랑... 새싹채소 씨앗이랑...
액체 비료까지 얹어서... 참 많이도 보냈더니만...
누구든 잘 키우면 되지뭐.
놔둬라.
없어진 것에 한점 미련이라도 두지 마라.
하고는
부랴부랴 다시 꽃씨 사러 간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이는 철봉대 뒤로
앞집 담장에 붙은 잡풀이.. 삐죽삐죽...
저길 어떻게 살살 긁어 파고 채송화라도 뿌려둘까?? 싶은데... 살..살...
땅 뛔기 들여다보면서
내가 뿌린 씨앗이 푸른 물 한 점으로 순 틔우는 걸
날마다 기다리는 마음은 애틋할텐데...
땅 한 뛔기가 아쉬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