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될 수 있는 한

튀어라 콩깍지 2006. 2. 18. 02:33

우중충하게 옷을 입고

한일친선협회 모임장소로 간다.

또 혼자 튀는 컨셉으로 난감해지기 싫으니까..

 

감색 원피스에 감색 스타킹.

발목에서 찰랑거리는 진회색 코트.

(ㅎㅎ 실은 딸년이 고등학교 때 교복 위에 입던 거)

 

낮동안

햇빛이 환상이어서

엄청 따뜻한 줄 알았다.

(집 밖에 한 번도 안나와봤거든)

 

겨우 옷은 거슬리지 않게 잘 골랐는데

날씨 감각이 부족해서

느슨해진 목언저리부터 종아리, 귓볼...사방이 썰렁했다.

 

게다가

식사 모임이 아니라 강연이었다.

강사가 바로 내 옆지기.

자기 강연 준비만 할 줄 알았지 모임의 내용이 뭔지는 신경도 안쓰는 위인.

늘 하던대로 당연히 식사 모임인줄 알았다가

둘 다 탤탤탤 굶었다

(나는 강연장 들어가서야 식사 모임이 아니란 걸 알았을 정도니 더 말해 뭐하랴??)

 

<아리랑>에 대한 강연은..

흠!!

썩 괜찮았다.

CD와 DVD 상영도 적절했고..

팔도 아리랑을 다 돌아가며 해부할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쉬웠지.

 

일본에 건너와서 자장가에 얽힌 가락

재일 한국인 2세 가수 신영일(아라이 에이치)씨의

뿌리 찾기-(48절에 달하는, 아버지 고향을 찾아 가는 길-청하의 길)

가곡, 구전 민요, 나운규의 아리랑 영화 주제곡...

 

애국가보다 먼저 접하고 배우고 아는 듯 싶으면서도

실은 정리해서 말하라 하면 버벅거리게되는 아리랑. 

 

친선 모임이 늘상 이런 거였으면 좋겠다.

 

무농약 나쓰미깡 네개를 선물 받고

집에 돌아와서야 한밤중 저녁식사를 하고

내일

귀국하시는 상사를 뵈러 후쿠오카에 간다.

 

한국에서 다시 뵐 거면서도

잠시라도 헤어진다는 건

뭔가 마음 한켠 서늘하다.

여간해서 익숙해지지 않는 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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