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참
딸애가 왔다. 룰루랄라.
3학기까지 끝나고 제대로 방학을 했는데도
뭐가 어쩌고 저쩌고.. 바쁘다고 한참을 주워삼키길래
-"알았다. 안와도 된다"
전화기를 냅다 톡! 내려놨더니만 신간선 타고 쪼르르 왔다. ㅋㅋ
일찍부터 밥하고 멸치 볶고 꽁치찜 얹고
부산을 떨어서 저녁 상 차리고
깜이 잡아다 목간 정갈하게 씻긴다.
사방에 털 빠쳐둘까봐 싹싹 문질러 샴푸해주고
수건으로 돌돌 말아 물기 쪽 뺀 다음에(??)
드라이... 고실고실 말려줬더니만
거실에 길게 누운 딸애 무릎 밑으로 고개 밀고 기어들어간다.
-"꺅! 엄마야!!"
기겁한 딸애에게 쫒겨나와서 (흐흐!)
다시 이불에 쿡 쿡 머리를 박아보다가
-"얌마, 거긴 엉덩이야. 엉덩이!!"
새된 소리에 또 쫒겨나온다. 크크크!!
-"당당 멀었다. 저 녀석 장난 다 풀어내려면..
눈두덩까지 앙! 하고 물었다 놓고나서
콧등 한방 튕기고 야단 들어야
시무룩 풀 죽을텐데 뭘.
삐져서 식탁 의자에 달랑 올라앉으면
불러도 안내려오고 실눈 감출 게다. 저 녀석."
까르륵 깔깔
딸애. 허리를 꺾고
부처님 배꼽같은 아들넘도 누나나 와야 웅얼웅얼 말소리를 낸다.
오랫만에 왁자한 게 사람 사는 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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