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 가득
치과 냄새.. 아니 맛
치과 소독약 맛이
종일 입 속을 매캐하게 최음시키는 중...
병원 문을 나와서 차에 앉는데
차 폭만큼 떨어진 자리에 온몸 하얀 고양이 한 마리
딱 깜이만큼이나 자란... 딱 깜이 사촌같은 녀석이
지치고 춥고 슬픈 표정으로 웅크리고 앉아서
그만 내 눈길을 붙잡고
빤히..
빤히..
눈 맞추고 바라본다.
맘이 금새.. 짠해진다.
냉큼 보듬어 올 수도 없고
차 안에 나눠줄 먹이도 없고
추워보이는데..
어딘가 병들어 보이는데..
두고 그냥 오려니
겁나게 짠해서
나도 한참 바라보다가
안된다. 책임 못진다. 한국 나갈 때 데려가지도 못한다.
기둥이나 문짝을 깜이 혼자 긁어놓는 것만도 충분히 난감하다.
등등등
온갖 핑계를 찾으며 못 본 척 두고 온다.
애서롭다.
집에 혼자있던 깜이는
들어오는 내 발치에 따라붙어서
옹알옹알 잔소리 늘어놓다가
가부좌 틀고 앉기 무섭게 내 무르팍 위에 달랑 올라앉아서
한참 동안을 더
노인네 해소 천식처럼 사부랑 사부랑...어쩌고 저쩌고... 갸르릉거리더니
몸뚱이 동글게 말고 낮잠 때린다
발이 저린데
발목도 저리고 정갱이도 아프고, 장딴지도 불편한데
쌕쌕거리고 자는 게 하도 깊어서
행여 잠 깨울까봐 버팅긴다.... 에고!! 무릎아!!
아들넘 들어오는 소리
깜이...번쩍 고개 들고 언제 졸았더냐 싶게
말짱한 표정을 하고는
이에옹! 냐오! 끄앙! 끼이!... 낼 수 있는 온갖 발성은 다 낸다.
저, 저 요망한 것이...
요즘 매우 맘에 들어하는 수틀 붙들고 놀기 시작.
아이고,
저린 발.. 저 혼자 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