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부코 로얄호텔 앞 풍경이
고향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변 풍경 같더라
낮으막한 산들과 나직한 흐름.
입구부터 한글로 쓰인 환영 입간판.
무지무지 친절.
오래 전
시고쿠 지역의 바닷가 온천에 머무르던 때처럼
팍팍 와닫는 친절과 배려.
나를 감격케 하던...
(모두에게, 모든 온천이 다 그런줄 알았어 그땐...)
물론 모두에게 모든 온천이나 호텔이 다 친절하지만...
그런데 그때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던 온천은 친절의 정도가 심했거든.
이를테면
나 혼자서 얼쩡거리다가 커피 한 잔 마시러 커피숍에 들어갔던 길.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주문하니 현금 계산은 안되고 로커 키를 달라하잖아.
온천을 나설 때 합산 청구할 거라면서..
그냥 커피숍을 나와서 방에 로커 키 찾으러 갔다가
방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얘기를 한참 나눴던 듯 싶어.
시간이 상당히 지난 후에,
다시 할 일이 없어진 다음에야
어슬렁거리며 커피숍으로 들어갔더니 글쎄
내가 돌아올 때까지
나 앉았던 의자 뒤에 종업원이 버티고 서서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니겠어.
전망이 괜찮았던 자리이므로 혹시 누군가 딴 사람이 앉을까봐서...
당연. 깜짝 놀랬지.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 담엔 미안하고...
돌아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 내 생각은 그랬으니까..
그리고는 일본인들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 뭐 그런 철저함에 주눅이 들만큼 감탄했었어.
그때부터 10년은 지났는데.
이제사 누구의 입김 때문인지를 겨우 깨달았지. 크크.
(둔해터지기는...좌우간...)
나와 내 옆지기의 직속 상사.
ㅋㅋㅋ ... 그분 덕에 그 정도의 융숭한 특별 VIP 대접을 받았던 걸 모르고.. ㅋㅋㅋ
이번에도 그랬어.
일행의 얼굴을 낱낱이 기억했다가 즉석 서비스를 받는 일..
ㅋㅋㅋㅋㅋ
상사분이
완전 시골 동네 골목길 끄트머리 집 아저씨처럼
털털하고 소박한 걸 즐기시는 분이라
나도 꼭 그렇게 털털맞고 소박하게만 대해왔는데
그게 그렇질 않는가벼 글쎄. ㅋㅋㅋ
그런데 그분이 들어가셔. 한국에..
구하기 힘든 미술 화집을 잔뜩 들려주시고는
금새 된장국 냄새라도 펄펄 풍기실 것 같은 넉넉함을 두고
먼저 들어가신대잖여.
건강하시길..
우린 그저 그렇게밖에 드릴 말씀이 없더라구.
오래오래 건강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