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가 툭 불거져서
보는 사람마다
-"아이고! 고 녀석 참. 백만불짜리 이마네..."
감탄하고는
-"씩씩하고 의젓하게 생긴 게 장군감이네!!!"
초를 팍 쳐버리던
떡애기적 내 딸.
(무시라?? 장군감??? 흐미~!)
그러면 우리 어머님.
-"뭔 소리라요?? 사돈집 메누리라요!!"
새된 소리로 항의를 하시는데
나 듣기엔 그게 더 섭하드만!!
내집 식구가 아니라 남의집 식구 될 딸아이를 강조하는 것에 다름아니므로..
머스마넘은 야실야실 곱상하고
가스나는 씩씩, 의젓하고..
반죽을 여영 잘못해버린 어매 탓을 해도 어쩔 수 없어. 암사.
그런데 어매 탓도 않고
착하디 착하게 잘 자란 딸.
용돈 넣어주니 통장에 장학금이랑 아르바이트비 받은 거 있다고
부득부득 안받겠다 사래질을 치니
옛다 기분이다. 그래도 왔다갔다 차비는 줘야지 않냐... 한 장 더 얹어줬지뭐.
다음에 올 땐 큰 가방 가져 와라.
헐렁헐렁 비워와라. 여기 와서 채워가게...
뻥만 사정없이 틀고
끽해야 멸치볶음 같은 것만 채워 줄 거면서...
신간선이 다니는 다음 역까지 가방 터덜터덜 끌고 데려다주고는
속이 훼엥~~!!
샛바람 드는 듯.
거꾸로 되짚어 오다가
집 앞 전철역을 그냥 지나쳐서
종점.
끝은 시작이기도 한데...
상점가 뱅뱅뱅 돌다가
손가락 길이의 미니 볼펜을 하나 사다보니
뭐가 필요한지 바득바득 물어봐서 챙겨줄 걸... 속이 더 휑~!
시집이라도 보내고 나면
숙제 끝!!
오히려 속이 더 편해질랑가몰라.
그렇게 헝크러진 속을 하고 일도 없이 헛걸음질 배회하는데
아들넘.
친구집에서 놀다 왔다고, 엄마 지금 어딨냐고, 전화를 해서
오메! 우리 아들!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 사들고 잰걸음.
문 앞까지 달려나온 깜이가
니야오!!
나 놔두고 어딜 그리 돌아다니는 거야?? 니야오~! 냐옹!!... 볼멘 소리.
컴터 켜고 앉으니
무릎 위에 달랑 올라앉아 수면 삼매경!!!
어디선가
누구인가
그게 비록 미물일지라도
나를 반기고 필요로하는 생명 있음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