떫은 감 깎아서 무명실에 꿰다. 송판 냄새 채 가시지 않은 책장에 압정 꽂고 걸다. 일곱 낮 밤을 건너면서 부피 줄어 쪼글쪼글 말랑거리는 물방울들 포물선 그리며 화살표로 꽂히다. 부처님 오신날을 밝히는 연등빛 발간 빛으로 속 살 아련히 익다. 그렇게 농익은 한 계절 느낌표로 꿰어 걸고 8부 능선까지 차오르는 단.. 콩씨(일상) 2009.10.21
꼴까닥 밤을 새웠는데 꽃 잎 몇 장 붓질하고 말았나봐. 꼬끼오 꼬꼬댁~! 새벽닭이 훼를 칠 무렵에야 작업실에서 꼬부라져 잠들었다가도 이른 아침이면 기필코 눈뜨고 일어나 대한민국의 군인 되신 아들넘의 도시락 싸려고 집으로 달음질 쳐야 하는데 (이 대목에서 늘상 국가가 원망스러워지는...콩깍지) 그때.. 콩씨(일상) 2009.10.08
아~훔! 콩깍지 여름잠에서 깨다. 내일 아침 다시 가을잠에 떨어져내릴지 모를 일이지만... 징하다. 바빠서. 참말 징하다. 더러는 마음 다치고 상하기도 하면서... 끄덕거리면서 콩깍지 날지 못하고 구르지도 못하고 그저 끄덕거리면서 간다. 날아랏! 퐁 퐁 날아랏 콩깍지!!! 콩씨(일상) 2009.10.06
알콩이 달콩이 자태 고운 뽀미가 엄마가 됐다. 늦은 저녁 KTX 역에 남편을 마중갔다가 돌아오니 밤 1시가 넘었는데 두 마리는 이미 태어나서 꼼지락거리고 한마리는 아이고 이 일을 어째?? 낳다가 힘에 부친 뽀미가 그만 힘 주는 걸 포기해 버려서 나오다 말고 달려있는 애기 냥이의 몸통만 보인다. 에고메!! 우짜꼬??? .. 콩엿(깜이+뽀미+항아) 2009.06.16
퇴근해야지... 울라? 새벽이 가깝네?? 그래 퇴근해야지.. 꽃만들기는 끝났고.. 송이로 묶어서 고깔에 달아야 하는데.. 버꾸 가락엔 꼭 담배꽃을 단단다. 송신날 것 같은 잔 손 작업.. 쫒기느라 잠시 손을 놓아버린 삽화작업.. 마치 옆자리에 앉아서 딜다보고 있었던 듯 종이꽃 작업이 끝나기 바쁘게 채근하기 시작한다. 귀신 귀신!! 간만에 두.. 콩씨(일상) 2009.04.27
피곤. 목덜미 무겁다. 만들다 둔 종이꽃이 창백하게 널린 방 작업감을 눈 앞에 쌓아두고 있지. 즐기리라. 죽었다 내버린 꽃줄기에서 새 움 돋은 걸 발견해 내듯 무단히라도 환호 작작 기뻐하면서 일더미에 돌진한다. 비켜랏! 똑바로 관통할 터. 콩씨(일상) 2009.04.17
퇴근하면서 집에 들어가는 순간 뽀미부터 부르면서 문을 연다. "뽀미야.. 뽀미야..." 이 암상맞은 녀석은 한동안 대답도 없다. 어디 갔느냐고? 나 없는 동안 어디 아픈 거라도 아니냐고?? 이 구석 저 구석 기웃거리고 삐죽거리고 더듬어 찾다보면 어느 틈에, 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눈 앞에 뛔꽁 앉아있다. 헛 참. 요.. 콩엿(깜이+뽀미+항아) 2008.07.25
뽀미네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비척거리는 떡애기 괭이를 친구가 비닐봉지(?)에 담아들고 왔다. 내가 아직도 연연하고 있는 우리 깜이 생각을 건너다본 친구가 -"기다려 봐 우리집 괭이 새끼 낳으면 줄께" 하더니만... 헌데, 눈이나 제대로 뜨거든 데려오지않고... 게다가 이 녀석은 내가 키울 녀석이 아니.. 콩엿(깜이+뽀미+항아) 2008.07.09
해바라기 한의원 모퉁이에 키 큰 해바라기가 피었다. 담장을 훌쩍 넘겨버린 키... 아침 7시 30분 엄청 일찍 서둘렀다고 생각했는데...... 한의원 진료 접수 창구 앞에서 입이 따악 벌어진다 아이고 오메! 할배 할매들께서 줄줄줄 나래비를 서 계시잖은가. 대체 이 병원은 몇시부터 진료 시작인겨??? 꼭두새벽부터 줄.. 콩씨(일상) 2008.06.27